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3일 "최저임금이 16.4% 오른 것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 높았다. 솔직히 저도 깜짝 놀랐다"고 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정한 것이기 때문에 마치 청와대는 무관하다는 해명처럼 비칩니다. 한때 유행했던 유체이탈 화법과 다름없습니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습니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세금 지원까지 사전 약속하면서 공익위원들에게 두 자릿수 인상에 찬성하도록 종용한 것도 이미 밝혀졌습니다. 그러다 현재의 재난에 가까운 상황이 발생하자 청와대 정책실장이라는 분이 마치 남 일 얘기하듯이 하는 셈입니다. 

최저임금위는 사실상 공익위원들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자위원들은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요구하는 업종별 차등화를 제안했지만 친노동 인사로 채워진 공익위원 전원은 노동자위원 편을 들어 이를 부결시켜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장하성 실장은 소득 주도 성장을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이 또한 정책 실패로 돌아오면 장 실장은 '이렇게 되다니 깜짝 놀랐다'고 할 것만 같습니다. 


얼마전 폭우속에서 자영업자 3만명이 광화문집회를 열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존을 위협받는다는 그들의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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