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은 요즘 특히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세먼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환경부가 올해 초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세 먼지 관리 목표치를 100% 이상 달성했다고 자화자찬했다고 합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환경부로부터 받은 2017회계연도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 관리 목표치를 100% 이상 달성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지난해 전체 미세먼지 측정소 중 연평균 측정 농도가 ‘보통’ 수준을 유지한 측정소 개수를 백분위로 표시해 평가했더니 79%가 나왔는데, 목표치인 66%를 넘어서 미세먼지 환경기준 목표 달성률이 119.6%였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초미세먼지는 아예 평가 항목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합니. 최근 최저임금에 가장 타격을 받는 자영업자를 빼고 통계를 분석했던 정부와 청와대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습니다.


이 같은 평가는 국민이 체감하는 대기질 개선과는 거리가 멉니다. 1년치 수치를 평균 내면 미세 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을 보이지만, 국민이 특히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봄철 미세 먼지 농도가 치솟는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환경부의 평가엔 또다른 맹점이 있습니다. 측정 장치의 높이가 사람의 키보다 훨씬 높아 사람이 호흡하는 대기질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측정 농도에 평균치를 적용하는 것은 과학적인 무지나 다를바 없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수돗물에서 대장균 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왔다고 했을 때 환경부 방식이라면 1년치 평균을 해봤더니 기준치 이하라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결국 환경부가 목표치를 낮게 잡고, 초미세 먼지를 평가 항목에 넣지 않아 현실과 달리 자체 평과 결과만 좋게 나온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런 기본도 안 된 통계방식으로 접근하니까 아전인수식 평가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것인데요. 이런 환경부에 미세먼지 대책을 계속 맡겨야 한다니 가슴이 탁하다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우리 국민은 북핵이나 지진이 아닌 미세먼지를 가장 불안하게 느끼는 위험 요소로 꼽고 있다고 합니다. 미세먼지가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고 여기는 국민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일본 도쿄,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외국 대도시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미세먼지가 서울의 약 3분의 2, 초미세먼지는 약 2분의 1 수준으로 드러났습니다.


한편 미세먼지의 외부적 요인이자 직접적 원인으로 중국을 들 수가 있습니다. 인구가 5000명에 불과한 백령도는 인천항에서 배를 타고 5시간을 가야 겨우 닿을 수 있는 서해 최북단 섬입니다. 주민보다 군인과 군인 가족들이 더 많이 살 정도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한데 이곳에 중국으로부터 오는 미세먼지를 먼저 맞기 때문에 연구 가치가 큽니다.  

백령도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서풍 계열의 바람을 타고 한국으로 유입되는 첫 관문입니다. 이곳에 미세먼지 관측의 전초기지가 만들어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또, 인천으로부터 170㎞나 떨어져 있어서 국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배출원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섬 자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도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올해 서울과 백령도의 미세먼지 오염도를 보면 비슷한 패턴으로 변화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서울은 국내 오염까지 합쳐지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아지게 됩니다.  


백령도가 중국발 미세먼지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보니 서울보다 농도가 더 높은 날도 있었습니다. 올해 1월 20일의 경우,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이었지만, 백령도는 ‘매우 나쁨’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백령도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관측병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에 민감한 시민들은 아침에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부터 확인할 정도입니다. 이민도 관측소장은 “풍속에 따라 변수가 있지만 보통 백령도에서 관측되는 초미세먼지는 4~6시간 뒤면 수도권에 도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환경부도 국외 미세먼지를 연구하는 데 백령도 측정소를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 환경청(EPA)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백령도의 미세먼지 데이터가 이번 환경부 성과보고서에도 포함되어 있을지 의문입니다.


국민이 마음 놓고 숨 쉴 권리를 누리게 하려면 제대로 된 진단과 원인 분석이 선행돼야 합니다. 그래야 맞는 처방전을 낼 수 있습니다. 환경부는 입맛에 맞는 통계로 여론을 호도할 게 아니라 현실을 냉정히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전 국민이 마음놓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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