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위헌 정당’이라고 판단해 해산하게 했던 통합진보당의 깃발이,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 법원 앞에 버젓이 등장했습니다. 통진당 간부와 당원 출신 1200여 명은 지난 2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통진당 깃발을 내세운 채 ‘통합진보당 명예회복 대회’를 갖고, 강제 해산 진상규명, 이석기 전 의원 석방, 국가폭력에 대한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헌재의 2014년 12월 ‘8 대 1’ 위헌 정당 결정을 ‘정치 공작’으로 주장합니다. 이들은 대법원이 유죄 확정한 이 전 의원의 내란음모까지‘사법 농단’으로 몰았습니다.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한 집시법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헌재는 2016년 재심 청구도 만장일치 각하했는데, 이들이 “낡은 시대를 벗어나는 마지막 관문은 통진당 명예회복입니다. 통진당을 끊임없이 불러내겠다”고 외친 것은 문재인 정권 출범과 무관할 리 없습니다. 통진당 변호인으로 강제 해산의 부당성을 주장하던 김선수 변호사가 지난 7월 대법관에 임명된 사실도 이들의 기대를 키웠을 개연성이 큽니다. 해산 결정을 유일하게 반대했던 김이수 전 재판관이 국회에서 부결되긴 했으나 지난해 9월 헌재 소장에 추천됐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위헌 정당이 되살아나게 될지에 세간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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