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와대가 업무추진비 2억4000여만원을 주말과 심야에 썼다고 폭로했습니다. 이때 청와대 관계자의 반박은 “청와대는 24시간 365일 일하는 조직”이라며 단호했습니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참모들이라면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적어도 24시간 365일, 긴장감만큼은 풀어놓지 않아야 하는 게 상식입니다. 그런데 그런 상식을 깨는 일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을 하다 단속에 걸렸습니다. 단속에 걸린 시간이 금요일 새벽 0시35분이었습니다. 소속 행정관의 인사 발령으로 회식을 했다지만 얼마나 술을 마셨길래 주말도 아닌 주중에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0.120%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라며 처벌 강화를 지시한 게 지난달 10일입니다. 군 복무 도중 휴가를 받고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씨 사건이 계기였습니다.그런데도 청와대 비서관이라는 사람이 버젓이 음주단속에 걸렸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심재철 의원과 청와대가 업무추진비 유출 문제로 난타전을 벌일 때인 지난달 10일 경호처 5급 유모씨가 술에 취해 시민을 폭행하고, 경찰서에서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갑질을 부린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국민에게는 마치 24시간 365일 팽팽히 일하는 것처럼 말해놓고, 토요일 새벽 4시에 청와대 경호처 직원은 만취해 난동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국 민정수석은 어제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국정 성과를 쭉 적어 올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부족하다면 부족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민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걸 안다면, 유체이탈식 평론을 할 때가 아니라 겸허하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노력을 선행해야 할 일입니다.
청와대는 심야 음주와 관련한 두 사건을 ‘일부 직원의 일탈’로만 보고, 징계로 모든 문제를 다 푼 것처럼 접근해선 안 됩니다. 민심을 두려워하고 겸손한 국정운영을 했는지를 먼저 되돌아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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