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공유서비스 등 4차 산업혁명기에 각국이 사활을 걸고 벌이는 승부처입니다. 격화하는 미·중 패권 경쟁도 결국 이런 미래 기술 전쟁입니다. 신산업은 융·복합을 통해 폭발적 신시장과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걸 가능케 하는 전제가 창의적인 기업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환경입니다. 그런데 국내 신산업을 이끌 인재와 기업이 속속 한국을 떠나 외국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규제에 질리고, 투자 유치도 여의치 않은 탓입니다.
지난달 29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자율주행 택배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의 ‘스누버’는 한국산 자율주행차입니다. 세계적 자율주행차 권위자인 서승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와 제자들이 회사를 꾸려 만들었습니다. 한국 사정에 최적화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려고 서울 도심에서 3년간 6만㎞ 이상 무사고 주행기록을 쌓았으나, 투자에서부터 막혔습니다. 우버도 카풀도 좌절시킨 규제를 보고 해외 투자자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국으로 옮겨 상용화의 길을 모색한 했습니다. 2025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420억 달러를 헤아립니다. 서 교수는 “규제·투자·인재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중국과 게임이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인터넷은행은 물론, 가상화폐 등까지 진출하면서 세계에서 주목받는 핀테크 업체로 성장했습니다. 반면 국내의 카카오는 겹겹의 규제 허들을 넘느라 허덕이고 있습니다. 어디서 시작했느냐에 따라 핀테크 사업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 것입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부터 베트남에서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의 오토바이·승용차 네트워크를 활용한 ‘총알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동남아에서도 일상화한 서비스가 국내에선 불법입니다. 현대자동차는 국내 카풀 업체에 투자했다가 규제 등에 막혀 지분을 처분한 뒤 미국·동남아행을 택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국외 자회사는 8737개로 1년 새 612개가 늘었습니다. 반기업 규제에 밀려 해외로 간 기업 중 돌아오겠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합니다.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에선 인재도 함께 빠져나갑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의 ‘두뇌유출지수’는 지난해 63개국 중 러시아(52위)보다 낮은 54위까지 떨어졌습니다. 인재 유출은 곧 국가경쟁력 유출입니다. 기술과 인재, 기업이 빠져나가면 생태계의 싹부터 꺾이고, 추격의 발판마저 사라지고 맙니다.그런데도 현 정권은 과거와의 투쟁에 몰두하며 반시장·반기업 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걸 국민들은 알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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