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온수관이 터집니다. 사망자까지 발생한 일산 백석동 온수관 파열 사고가 불과 일주일 전입니다. 그런데 며칠만에 목동 아파트 인근과 경기 안산시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야말로 ‘사고공화국’입니다. 지역 난방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안그래도 추운 겨울에 불안감으로 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백석동 사고 이후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전국의 노후 온수관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합니다. ‘제2, 제3의 백석역 사고’가 전국적으로 잠복해 있습니다. 20년 넘은 노후 온수관이 묻힌 도로의 지표면 온도를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한 결과 평균 온도보다 3도 이상 높은 곳이 203군데나 되고 이중 16군데는 10도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서울 강남을 포함해 경기도 고양, 분당 같은 1기 신도시는 물론이고 대도시인 수원과 대구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전국에 설치된 온수관 가운데 20년 이상 된 낡은 배관은 686km에 달합니다. 특히 서울은 절반 이상이 노후화됐고 전국적으로도 전체 온수관의 30%가 넘습니다. 이중 200곳 넘게 이상 징후가 발견됐으니 평균 3.3km 꼴로 땅 속에서 김이 빠지거나 아예 더운 물이 샌다는 얘기입니다.
당장은 지역난방공사의 현안으로 보일테지만 그뿐만이 아닙니다. 눈에 띄는 도로와 교량ㆍ터널은 차치하더라도 각종 에너지 관련 시설들은 모두 ‘위험 지대’로 봐야 합니다. 대부분 70~80년대 고도성장기 이후 건설된 SOC(사회간접자본)들이기 때문입니다. 지은지 수십년이 지나며 급속히 낡아가는데다 ‘빨리빨리 문화’로 급조된 ‘날림공사’ ‘부실시공’의 결과물일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그동안 안전을 위한 교체나 보수에는 무관심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는 SOC 시설을 필두로 국가적인 안전 점검에 나서야 합니다. 노후 인프라는 안전점검과 함께 대책마련도 필수입니다. 안전불감증이야말로 전형적인 ‘생활 적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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