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살림은 쪼들리고, 기업 경영 환경은 악화하는데 세수만 초호황입니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세 수입은 279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세수 목표 268조1000억 원보다 이미 11조8000억 원을 더 걷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1%, 28조 원 급증한 것으로, 12월분까지 합치면 연간 25조 원 넘는 초과 세수가 예상됩니다. 2017년 초과 세수 14조3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11월까지 법인세는 1년 전보다 11조4000억 원, 소득세는 9조2000억 원 더 징수했습니다. 법인세는 최고세율 인상과 반도체 활황에, 소득세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양도소득세 등의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 근로소득세·종합소득세도 적잖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기업 호주머니를 털어 정부 곳간을 넘치도록 채운 셈입니다.
세금을 적정 수준 이상으로 걷으면 민간 영역은 위축됩니다. 기업은 법인세 납부 이후의 순이익이 많아야 시설과 R&D에 더 투자하고, 신규 고용도 늘립니다. 초과 세수는 곧 그런 순기능의 축소를 의미하는데, 정부는 시장에 비해 효율이 크게 떨어집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내걸고 정부 역할을 확대해왔습니다. 정부가 최대 고용주라도 되는 양 세금 일자리 만들기에, 또 정책 실패를 메우는 땜질 대책에 혈세를 펑펑 쓰고 있습니다. 대북 지원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1∼3분기 가계 실질 가처분 소득은 1%가량 오히려 떨어지면서, 소득주도의 기본 틀이 깨졌습니다. 기업 투자도 내리막입니다. 이런 불경기에 더 걷은 세금은 정부의 쌈짓돈이 아닙니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폭로로 문 정부의 ‘정무적 적자국채 발행’ 시도가 드러났습니다. 초과 세수는 국가재정법을 들이댈 것도 없이 먼저 국채를 갚는 데 써야 합니다. 지난해 문 정부 경제팀은 초과 세수를 무기로 추가경정예산을 짰고, 유류세도 내렸지만 별 효과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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