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을 재조성하겠다면서 어제 설계도를 공개했습니다. 공모를 거친 설계대로라면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이 광장 바깥으로 옮겨져 거침없이 트인 공간이 됩니다. 대신 촛불 시위를 형상화한 바닥 장식을 새긴다는 계획이 포함됐습니다. 여론은 엇갈립니다. 취지를 공감하기도 하지만, 멀쩡해 보이는 광장을 왜 지금 굳이 대수술을 하려고 하는지 의아해하는 시민이 적지 않습니다.

현 광화문광장은 오세훈 서울시장 때 700억원을 들여 2009년 8월 완공했습니다. 10년 만에 박원순 시장이 1040억원을 들여 재단장하려는 것입니다. 광장은 지상은 최대한 비우고 땅밑은 주변을 긴밀하게 연결해 지하도시로 꾸민다고 합니다. 탁 트인 시야로 북악산을 바라보고 녹지도 늘어나면 서울시민에게는 미관과 편의가 충족되는 측면도 있지만, 교통 문제 등은 남습니.

광화문은 서울의 심장이자 대한민국 ‘광장문화’의 상징입니다.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고려한다면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광장을 자택 안마당처럼 일방적으로 뜯어고칠 수는 없습니다. 박 시장의 3선 공약 사항으로 지난해부터 문화재청 등과 논의하고 공론화 등을 거쳤다고 하지만, 광화문 광장 재조성이 금시초문인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공모 당선 업체와 다음달 설계 계약을 맺고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1년 준공하겠다고 하는데, 기본설계를 거쳐 실질설계 과정까지 시간이 있으니 의견수렴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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